2010년 12월 16일 목요일

심형래 "해외 시장에 통할 코미디 만들었죠"


영화 '라스트 갓파더' 연출ㆍ주연

(서울=연합뉴스) 김윤구 기자 = "띠~리리~리리~리~" 1980~90년대 최고의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누리다 '용가리' '디 워' 등 SF 영화를 만들어 해외 시장을 두드리던 심형래가 본업인 코미디로 돌아왔다.

그가 연출과 각본, 주연을 맡은 신작 '라스트 갓파더'는 마피아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로 예고편이 인터넷에서 공개되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. 

마피아 대부 돈 카리니(하비 케이틀)의 숨겨진 아들 영구(심형래)가 조직의 후계자가 되려고 미국 뉴욕에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.

16일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심형래 감독은 '라스트 갓파더'가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코미디라고 말했다.

"해외 시장에 나가는 콘셉트가 중요합니다. 우리만 아는 코미디 해봐야 소용없어요. 그동안 코미디 영화가 많이 나왔지만, 우리만 아는 코드였죠. 마피아는 전 세계가 다 알잖아요. 살벌하고 험악한 세계에 영구라는 철모르는 캐릭터가 등장해서 벌어지는 상황인데 미국 사람들도 의아해하면서 좋아하더라고요."

그는 "마피아 소재를 조금만 틀면 죽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예쁜 영화를 만들 수 있다"면서 "요즘 같이 우울한 시기에 진짜 필요한 게 코미디 같다"고 말했다.

이 영화는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요소를 희석시켜 가족들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그는 설명했다. 또 미국식 코미디가 많이 들어갔다면서 시나리오 만들 때 미국 작가들과 공동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. 

그가 '라스트 갓파더'를 기획한 건 2007년 '디 워'가 개봉하던 무렵이다. "사람들이 제가 이런 영화 만들겠다면 다 농담인 줄 아니 환장하겠대요. 제가 진지하게 얘기하면 잘 안 믿었어요. LA에서 만난 기자들도 촬영하러 왔다고 하니 그냥 하는 얘기인 줄 알고 진지하게 안 물어보고 가더라고요."

미국에서 촬영한 이 영화는 '피아노' '저수지의 개들'로 유명한 하비 케이틀이 출연한 것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.

영화 '라스트 갓파더' 감독 심형래 (서울=연합뉴스) 유용석 기자 = 영화 '라스트 갓파더' 연출을 맡은 심형래 감독. 2010.12.16 yalbr@yna.co.kr

"마음고생 생각하면 말할 수도 없어요. 거긴 에이전시 거치고 변호사 거치고…어휴. 그래도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라고, 힘들지만 계속 그쪽으로 도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. 이젠 저에 대해서 많이 알아요.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 물꼬가 트이면 우리 후배들이 진출할 때 좋을 겁니다."

심형래 감독은 하비 케이틀이 '라스트 갓파더'를 4살짜리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출연하게 됐다고 소개했다. 그는 케이틀이 자신을 아들같이 친근하게 대하면서 소품까지 들고 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등 열성을 보였다고 했다.

"(케이틀이) 같이 그네 타는 장면을 찍자고도 했어요. 그런데 조명, 카메라, 소품 등 컨테이너가 하루에 80대가 동원되니 새로 찍으려면 비용이 늘어나 그렇게 할 수는 없었죠."

그는 미국 스태프들이 '영구'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이번 영화를 계기로 '영구' 시리즈를 만들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. "영구가 등장하는 서부극 코미디를 만들면 진짜 대박 날 것 같다고 하대요. 캐릭터 하나 있으면 그걸로 시리즈를 할 수 있죠. '우뢰매'도 차츰 커졌듯이요."

'라스트 갓파더'도 '디 워' 못지않게 자신이 대표로 있는 제작사 영구아트의 기술력이 발휘된 영화라고 설명했다. "뉴욕의 빌딩을 다 만들어야 하는데 세트만으로는 안 되고 미니어처와 3D 기술이 들어갔죠." 

'디 워'가 개봉했을 때는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다뤄질 정도로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. 심 감독은 영화에 대한 비난에 상처가 큰 듯 보였다.

"사실 축구를 해도 한국 응원하고 박태환이 수영할 때도 성원하는 사람 많잖아요. 거대 할리우드와 붙는 건데, 심형래 혼자 그 시장에 들어가려고 몸부림치는 건데…. 자기 생각과 안 맞을 수 있지만, 영화 외적으로 얘기하면 안 되죠." 

영화 개봉을 앞둔 그는 '디 워' 때보다 부담감이 커 잠도 잘 못 이룰 정도라고 털어놨다. 그는 "눈은 감아도 선 잠밖에 못 잔다"면서 "이건 나 혼자만의 영화가 아니다. 팬들이 잘하라고 성원해주는데 여기서 좌절할 수는 없다"고 말했다.

크디큰 정신적 압박을 견디면서 영화를 계속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.

그는 "가다 말면 안 가는 것만 못하다"면서 "획을 하나 긋고 싶다. 이를 악물고 하는 것"이라고 했다.

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노리느냐는 질문에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. "그렇게 되면 너무 좋죠. 우리 영화로 세계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게 꿈만 같은데 꿈을 현실화시켜야죠."

영화 '라스트 갓파더' 감독 심형래 (서울=연합뉴스) 유용석 기자 = 영화 '라스트 갓파더' 연출을 맡은 심형래 감독. 2010.12.16 yalbr@yna.co.kr

'라스트 갓파더'는 국내에서 30일 개봉하며 북미 개봉 일정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.

그는 "소규모로 해서 늘려갈지, ('디 워'처럼) 와이드릴리스로 할지 협의중"이라면서 "대도시 위주로 (소규모로) 하는 게 위험 부담이 없고 나을 것 같다"고 말했다.

심 감독은 차기작으로 3D 버전 '디 워' 후속편이나 '추억의 붕어빵'이라는 3D 애니메이션 등 여러 편을 준비중이라고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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